“전세가 안전하다”는 말, 정말 사실일까요?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건 이해됩니다. 어쨌든 계약기간 동안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전세보증금은 언젠간 돌려받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투자나 자산관리 측면에서 전세를 다시 바라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전세는 안전이 아니라 기회비용이라는 인식 때문인데요. 단순한 주거비용이 아니라 ‘자산이 묶이는 구조’라는 점에서 생각보다 큰 손실을 감수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전세는 왜 ‘기회비용’인가?
전세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는 순간, 그 돈은 내 손을 떠납니다. 물론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지만, 그 기간 동안 전세금은 ‘일하지 않는 돈’이 됩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포기한 가장 나은 대안의 이익’을 뜻하죠.
예를 들어 1억 원을 전세로 맡겼다고 해봅시다.
그 돈을 고수익 예금, ETF, 배당주, 금, 심지어 리츠 같은 간접 부동산 자산에 넣었다면? 연 5~7% 수익률만 잡아도 수백만 원 단위의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전세보증금은 ‘쉬는 돈’이 된다
전세는 월세보다 주거비 부담이 낮아 보이지만, 보증금이 수년간 묶여 있다는 점을 간과하긴 어렵습니다.
보통 2~4년 동안 그 돈은 움직이지 않고, 아무 수익도 만들지 못합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실질금리를 감안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전세금의 구매력은 줄어들죠.
결국 전세보증금은 ‘안전한 돈’이 아니라 “잠자고 있는 돈”, 혹은 “성장 기회를 포기한 자산”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월세+투자 전략이 떠오르는 이유
요즘 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선 “월세는 소비, 투자는 성장”이라는 논리도 종종 나옵니다.
월세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출하더라도, 전세보증금에 해당하는 돈을 주식, 채권, 달러 자산, 금 등에 투자해 복리로 자산을 늘려가는 전략을 선택하는 경우죠.
이 방식은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 유리합니다:
- 이자 수익률이 월세보다 높은 투자처가 있을 경우
- 시장 금리(예: MMF, CMA)가 상승해 예치만으로도 수익이 발생할 때
- 전세 사기, 역전세 리스크로 인해 전세금이 불안해 보일 때
즉, 월세를 감수하면서도 자산 전체의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전세는 무조건 나쁜 선택일까?
전세가 항상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여전히 전세가 합리적인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 투자가 익숙하지 않거나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클 때
- 고정적인 거주지 안정이 필요할 때 (특히 자녀 교육, 출퇴근 거리 등 고려 시)
- 월세로 내야 할 금액이 지나치게 높은 지역에 살고 있을 때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중요한 건, 그 전세보증금이 정말 ‘안정 자산’인지는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나 역전세 우려가 있는 시기엔 보증보험 가입 여부, 집주인의 채무 상태, 등기부등본 확인 등을 반드시 병행해야 안전합니다.
전세를 ‘선택’이 아닌 ‘기본값’으로 두면 생기는 문제
많은 사람들이 전세를 단순히 “당연한 주거 형태”로 생각하고 선택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계산 없이 습관처럼 전세를 선택하게 되면, 그건 자산 형성에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전세로 묶는 대신 월세 60만 원을 2년간 내고 나머지 자금을 투자해서 연 6% 복리 수익을 얻었다면?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실제로 최근엔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 남은 자금으로 ETF나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을 택하는 MZ세대 직장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결론: 전세는 ‘안정’이 아니라 ‘비용’이다
이제는 전세를 단순히 안정적인 선택으로 볼 게 아니라, 내 자산이 묶이는 구조인지, 다른 곳에 투자했다면 더 성장했을 가능성은 없었는지를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전세는 내 돈을 묶는 대신, 심리적 안정을 줍니다. 반면 월세는 매달 돈이 나가지만, 남은 자산이 계속 움직이며 자산을 키울 수 있게 합니다.
결국 “전세는 안전이 아니라 기회비용”이라는 말은 내가 포기하고 있는 수익, 놓치고 있는 자산 성장을 인지하라는 의미입니다.
📌 혹시 지금 전세를 고민 중이라면, ‘보증금 vs 투자 수익’의 관점에서 한번 계산해보는 건 어떨까요?
내 돈이 쉬고 있는지, 아니면 일하고 있는지, 지금이 점검할 타이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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