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면 괜히 몸이 으슬으슬하고 따뜻한 국물 요리가 먼저 떠오르곤 하죠. 그런데 가끔은 이럴 때일수록 신선한 생선회 한 접시가 유독 당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비 오는 날 회 먹으면 탈나”라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는데요. 과연 이 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사실 이 속설은 꽤 오랜 시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돼 왔습니다. 특히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은 날에는 수산시장이 한산해지는 이유 중 하나로도 여겨지곤 하죠. 그런데 최근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런 생각은 오해에 가까운 이야기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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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먹을 때 정말 위험한 건 ‘비’가 아니라 ‘시간’
부경대 식품공학과 조영제 교수는 무려 30년 이상을 생선회 하나만 연구해온 분인데요. 이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습도는 비브리오균의 증식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비 오는 날, 맑은 날, 심지어 겨울철과 여름철까지 비교했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습도’가 아니라 ‘시간’이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다시 말해, 회가 상하고 식중독균이 증식하는 데는 ‘비가 오느냐 마느냐’보다는 얼마나 빨리 먹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죠. 실제로 회는 구입 또는 조리 후 2시간 이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권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 오는 날 회가 꺼려지는 이유
그렇다면 왜 이런 속설이 생겨났을까요? 조 교수는 자신이 집필한 ‘생선회학’이라는 책에서 과거의 유통 환경을 그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냉장고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바닷가 노점에서 여름에 썰어둔 생선회를 판매하는 광경은 익숙한 풍경이었죠.
거기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젖은 생선회는 보기만 해도 위생이 걱정되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이때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비 오는 날 생선회는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 것이죠.
요즘은 위생 관리만 잘하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현대의 식품 위생 기준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생선회 전문점이나 수산시장에서도 대부분 냉장 유통, 위생 장갑 착용, 살균 세척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신선도가 유지된 생선을 사용한다면, 비가 오든 맑든 상관없이 안심하고 회를 즐길 수 있습니다.
더불어 회전초밥, 활어회 배달, 수산물 밀키트 같은 상품들도 요즘은 냉장 포장 기술이 좋아져서 비 오는 날에도 주문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 인기 많은 ‘생연어 밀키트’나 ‘광어회 포장세트’ 등은 냉장 상태로 집앞까지 배달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기억할 위생 수칙
회는 날것이다 보니, 어느 날이든지 ‘기본 위생’은 지켜야 합니다. 먼저 생선회를 손질하거나 먹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도마나 칼 등은 날것과 익힌 것을 철저히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남은 회는 절대 상온에 두지 말고 바로 냉장 보관하거나, 2시간 이내 먹을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함께 먹는 쌈 채소류나 야채도 물에 잘 씻은 후 바로 섭취하거나, 오래 둘 경우엔 냉장 보관이 필수입니다. 이처럼 기본적인 수칙만 지키면 비 오는 날에도 회는 전혀 문제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결론 – 비 오는 날에도 회 먹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비 오는 날 회를 먹어도 됩니다. 단, 그것이 신선하게 유통되고 2시간 내 섭취되는 것이며, 기본적인 위생 수칙이 지켜졌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이제는 막연한 속설보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더 맛있고 건강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시대입니다.
비 오는 날, 창밖 빗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회 한 점과 함께하는 저녁도 꽤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음에 장맛비가 내리는 날, 가까운 회 전문점이나 수산 밀키트를 한 번 이용해 보시는 것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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