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나 텃밭에 매실나무 한 그루 키우는 분들 많으시죠. 특히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뿌듯해지곤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가지치기 시기를 놓치거나, 어떤 가지를 잘라야 할지 몰라 고민하곤 하시더라고요. 매실나무는 다른 과일나무보다 가지치기(전지)가 풍성한 수확과 직결되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꼭 알아둬야 할 필수 과정입니다.
가지치기는 그저 가지를 잘라내는 일이 아니라 건강한 열매를 키우는 준비 작업이기도 합니다. 수형을 잡고 병해충을 줄이며, 햇볕과 바람이 나무 속까지 스며들게 하는 역할까지 하니까요.
가지치기, 언제 하는 게 가장 좋을까?
매실나무 전지는 보통 두 시기로 나뉩니다. 여름 전지(하계전정)와 겨울 전지(동계전정)입니다.
하계전정은 매실 수확이 끝나는 6월 중순~7월 초 사이가 적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가지의 방향이나 통풍 상태를 바로잡아주는 데 집중합니다. 꽃눈이 잘 만들어지고 햇볕도 충분히 들어오게 하기 위한 전지죠.
반면, 동계전정은 나무가 잠자는 시기인 12월~2월 사이에 합니다. 이때는 수형을 잡고 크기를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추운 날씨에 전지를 하면 나무가 받는 스트레스도 줄고, 가지 상태를 더 정확하게 볼 수 있어 유리합니다.
어떤 가지를 잘라야 할까?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기준
전지를 하다 보면 도대체 어디를 자르라는 건지 막막한 순간이 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기준만 알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먼저, 절구통 모양처럼 가운데는 비우고 바깥쪽 가지들이 퍼지는 형태로 수형을 잡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렇게 하면 햇볕과 바람이 나무 전체에 골고루 닿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꼭 제거해야 하는 가지들이 있습니다.
- 안쪽으로 자라는 가지
- 서로 교차하거나 겹치는 가지
- 수직으로 쭉 뻗은 도장지
- 병들었거나 너무 약한 가지
반대로, 줄기에서 짧게 나온 단가지(단과지)는 매실 열매가 맺히는 소중한 자리이니 절대 잘라선 안 됩니다. 실수로 끝을 잘라버리면 다음 해에 잎도 못 나오고 말라버리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지와 곁가지 관리 요령
주지(원가지)는 나무의 중심이 되는 가장 중요한 가지입니다. 이 주지는 방향과 균형을 고려해 3~4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잘라주는 게 원칙입니다.
주지를 연장할 때는 지면과 50~60도 각도를 유지하고, 너무 길어질 경우에는 ‘단축전지’라 불리는 방식으로 끝을 잘라 길이를 조절합니다.
곁가지는 너무 많으면 에너지가 분산되고 통풍이 나빠지므로 강한 가지나 위로만 뻗는 가지는 정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 모든 곁가지를 없애는 건 아니고, 적당한 간격으로 남겨두는 게 좋습니다.
수령별 전지 방법, 다 다르다
매실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가지치기 방법도 달라집니다.
13년 된 어린 나무(유목)는 전지 시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나무를 심을 때 6080cm에서 절단한 뒤, 새로 나오는 가지 중 주지가 될 만한 것 3~4개만 남기고 정리합니다.
2년차부터는 주지 끝을 바깥쪽 눈 위에서 잘라가지가 바깥으로 퍼지도록 유도합니다.
4년 이상 자란 나무(성목)는 기본 수형이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지와 부주지를 중심으로 교차된 가지, 도장지, 안쪽 가지만 정리해도 충분합니다. 주지 끝은 짧게 잘라줘야 새순이 발생하고 나무가 퍼지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전지 시 꼭 기억해야 할 주의사항
초보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단가지까지 잘라버리는 경우입니다. 앞서 말했듯 단과지는 반드시 남겨야 하며, 너무 많은 가지를 한꺼번에 제거하면 나무가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가지를 자르고 나면 상처 부위에 보호제를 바르는 것도 잊지 마세요. 병균 침투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요즘은 천연 성분의 수목 보호제들도 다양하게 출시돼 있으니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전지 강도도 무작정 많이 자르기보다는 나무의 건강 상태(수세)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세가 약하면 살짝 다듬는 수준에서 멈추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지치기 잘하면 다음 해 수확은 풍성하게
결국 가지치기의 목적은 건강하고 많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함입니다. 올바른 시기, 정확한 기준, 나무의 상태를 고려한 전지를 통해 풍성한 매실 수확이 가능해집니다.
혹시 전지를 시작할 때 어떤 도구를 써야 할지 고민된다면, 날이 얇고 예리한 전지가위와 톱, 보호제는 꼭 준비해두시기 바랍니다. 기본만 갖춰도 충분히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매실나무 가지치기는 하계(6~7월)와 동계(12~2월)에 나눠 진행하고, 안쪽·겹치는 가지, 도장지는 과감하게 제거하되, 열매가 맺히는 단가지와 주지는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
수형은 절구통 모양이 이상적이며, 전지 강도는 나무 상태에 맞게 조절해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정리한 내용을 참고하셔서 매실나무 전지에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도 공유해 주세요.
매실나무도 사람도 잘 다듬어야 제 모습을 찾는 것 같습니다.